설 전 종류 총정리! 실패 없는 레시피와 시판 제품 비교까지
곧 설날이 다가옵니다. 벌써 코끝에 고소한 기름 냄새가 스치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주부님들이나 명절 음식을 담당하는 분들에게는 이 냄새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겁니다. "올해는 또 무슨 전을 얼마나 부쳐야 하나", "물가는 올랐는데 재료비는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게 현실이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명절 전 부치기는 노동 강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저도 결혼 초창기에는 의욕만 앞서서 10가지가 넘는 전을 혼자 다 하겠다고 덤볐다가, 명절 당일에 허리가 펴지지 않아 파스 냄새를 풀풀 풍기며 차례를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설 전 종류'는 무조건 많이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가족들이 잘 먹는 핵심 메뉴를 맛있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요.
오늘은 다가오는 설을 맞아, 차례상에 필수로 올라가는 전 종류부터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인기 메뉴, 그리고 제가 10년 넘게 전을 부치며 터득한 **'실패 없는 노하우'와 '시판 제품과의 냉철한 비교'**까지 상세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이번 설 명절 준비가 한결 수월해지실 겁니다.
설 차례상에 절대 빠질 수 없는 '3대장' 전 종류
각 지방마다, 가풍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한민국 설날 밥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표적인 전들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준비해도 "이번 명절 음식 잘 차렸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1. 남녀노소 호불호 없는 '동그랑땡 (육원전)'
가장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가장 인기 있는 메뉴입니다. 다진 돼지고기와 두부, 각종 채소를 섞어 동그랗게 빚어내는 육원전은 정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처음 동그랑땡을 만들 때 가장 실수했던 부분은 바로 '물기 제거'였습니다. 두부의 물기를 대충 짰더니 반죽이 질척해지고 구울 때 다 부서지더군요. 두부 물기는 면보를 이용해 손목이 아플 정도로 꽉 짜야 반죽이 단단해지고 고소함이 살아납니다. 최근에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7:3 비율로 섞어 식감과 풍미를 동시에 잡는 레시피가 인기입니다.
2. 알록달록 색감이 생명인 '오색 꼬치전'
차례상에 화사함을 더해주는 꼬치전입니다. 보통 맛살, 햄, 단무지, 쪽파, 버섯 등을 끼웁니다. 사실 꼬치전은 맛도 맛이지만, 조상님께 올리는 상의 비주얼 담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제 경험담을 하나 풀자면, 재료 길이를 맞추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길이를 들쑥날쑥하게 잘라서 꼬치에 끼웠더니, 계란물을 입혀 구울 때 긴 재료만 타고 짧은 재료는 팬에 닿지 않아 익지 않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재료 손질 단계에서 자를 대고 자르듯 길이를 정확히 통일하는 것이 꼬치전 성공의 8할을 차지합니다. 요즘은 단무지 대신 묵은지를 씻어서 넣어 개운한 맛을 내는 집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3. 담백하고 부드러운 '동태전 (생선전)'
흰 살 생선의 담백함이 일품인 동태전입니다. 명절 전에는 시장 생선가게나 마트에서 포 뜬 동태를 구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기도 하죠.
동태전의 핵심은 비린내 잡기와 수분 제거입니다. 해동된 동태포에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면서 청주나 맛술을 살짝 뿌려두면 비린내를 확실히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꼼꼼히 닦아내지 않으면 부칠 때 기름이 사방으로 튀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꼭 주의해야 합니다.
요즘 뜨는 트렌디한 설 전 종류
전통적인 메뉴만 고집하다 보면 아이들이나 젊은 세대는 젓가락질을 멈칫할 수 있습니다. 최근 1~2년 사이 SNS와 요리 방송을 통해 급부상한 메뉴들을 소개합니다.
통통한 식감이 일품인 '새우전'
과거에는 고급 요리집에서나 보던 새우전이 이제는 명절 식탁의 단골 메뉴가 되었습니다. 칵테일 새우가 아니라, 껍질을 벗긴 큼직한 생새우를 반으로 갈라(하트 모양) 부쳐내면 모양도 예쁘고 식감도 탱글탱글해 인기가 좋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고급스러운 맛, '육전'
원래는 전라도 지역의 제사상에 주로 올랐으나, 방송 매체를 타면서 전국구 인기 메뉴가 되었습니다. 홍두깨살이나 부채살을 얇게 저며 찹쌀가루와 계란물을 입혀 구워내면, 고기의 육즙과 고소한 기름맛이 어우러져 술안주로도 최고입니다. 바로 부쳐서 파절이와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이죠.
향긋한 '깻잎전'과 '고추전'
동그랑땡 반죽이 남았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깻잎 반쪽이나 반으로 가른 아삭이 고추 속에 동그랑땡 반죽을 채워 넣으면 훌륭한 깻잎전과 고추전이 완성됩니다. 느끼할 수 있는 명절 음식 사이에서 향긋한 깻잎 향과 고추의 알싸함이 밸런스를 잡아주는 효자 메뉴입니다.
직접 부치기 vs 시판 냉동 전, 과연 승자는?
이 부분이 오늘 글의 핵심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예전에는 "조상님 드실 건데 어떻게 냉동을 써?"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1~2년 사이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 그리고 맞벌이 부부의 피로도 증가로 인해 프리미엄 냉동 전(HM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작년 추석 때 몸살기가 있어 도저히 전을 부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고민 끝에 유명 대기업의 프리미엄 냉동 전 세트를 구매해봤는데요. 그때 느낀 점을 바탕으로 **직접 만드는 것(Handmade)**과 **시판 제품(Ready-made)**을 냉정하게 비교해 보았습니다.
[비교 분석] 홈메이드 전 vs 시판 냉동 전
결론적으로 제안하자면 이렇습니다. 식구 수가 많고 전통을 중시하는 집안이라면 동그랑땡과 꼬치전 같은 메인 2~3가지는 직접 하시고, 손이 많이 가는 녹두전이나 깻잎전 등은 시판 제품을 섞어서 활용하세요. 제가 해보니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오히려 "이건 어디서 샀냐, 맛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무조건적인 희생보다는 '스마트한 타협'이 즐거운 명절을 만듭니다.
15년 차 주부의 전 부치기 '꿀팁' 대방출
전 부치기, 단순히 밀가루 묻히고 계란물 입히면 끝 아니냐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작은 차이가 명품 전을 만듭니다. 제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정착한 팁 몇 가지를 공유합니다.
1. 밀가루 코팅은 '봉지'를 활용하세요
접시에 밀가루를 펴 놓고 하나하나 묻히면 주방이 온통 하얀 가루 범벅이 됩니다. 저는 위생 비닐봉지에 밀가루(또는 부침가루)를 넣고, 재료를 넣은 뒤 입구를 막고 흔들어 줍니다. 이렇게 하면 재료에 밀가루가 아주 얇고 고르게 묻습니다. 전은 밀가루 옷이 두꺼우면 맛이 텁텁해지는데, 이 방법을 쓰면 얇은 코팅이 가능해져 훨씬 맛이 깔끔합니다.
2. 계란물에 '식용유' 한 방울
이건 정말 저만의 비법 같은 건데요. 계란을 풀 때 식용유를 1티스푼 정도 섞고, 소금 간을 살짝 해보세요. 계란물 자체에 윤기가 돌고, 부칠 때 전이 타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해 줍니다. 그리고 노란 색감을 더 살리고 싶다면 흰자를 한두 개 빼고 노른자 비율을 높이면 훨씬 먹음직스러운 황금빛 전이 됩니다.
3. 채반 활용과 기름 빼기
전을 부치고 나서 뜨거운 상태로 바로 겹쳐서 쌓아두시나요? 절대 안 됩니다. 뜨거운 김이 빠지지 않으면 전이 금방 눅눅해지고 상하기 쉽습니다. 반드시 넓은 채반에 펼쳐서 한 김 식힌 후에 차곡차곡 담아야 합니다. 바구니 아래에 키친타월보다는 종이 호일이나 한지를 깔아두는 것이 기름을 더 깔끔하게 흡수합니다.
남은 전, 처치 곤란이 아닌 별미로
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냉동실에 굴러다니는 전들이 골칫거리가 되곤 합니다. 다시 데워 먹자니 기름 쩐내가 나는 것 같고, 버리자니 아깝죠.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전 찌개'**입니다. 김치찌개를 끓이듯 육수를 내고 김치를 볶다가, 남은 전들을 종류별로 예쁘게 돌려 담아 끓여보세요. 전에서 우러나온 기름이 국물에 고소함을 더해줘서 정말 깊은 맛이 납니다. 이때 청양고추를 팍팍 썰어 넣어야 느끼함을 잡을 수 있습니다.
에어프라이어가 있다면 180도에서 5분 정도만 돌려보세요. 프라이팬에 다시 기름을 두르고 굽는 것보다 훨씬 바삭하고, 전 안에 있던 기름이 밖으로 빠져나와 갓 만든 것처럼 맛있어집니다.
마무리하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실 '설 전 종류'를 검색해서 들어오신 분들은, 이번 명절 음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함과 부담감을 안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저도 예전에는 모양이 조금만 찌그러져도, 색깔이 조금만 타도 속상해하며 다시 부치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가족들이 기억하는 건 전의 완벽한 모양이 아니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전을 부치며 나누던 대화와 웃음소리더군요.
올해 설에는 전 종류를 한두 가지 줄이더라도,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여러분만의 특별한 전 레시피나, "이건 절대 하지 마라!" 하는 실패담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며 이번 명절 준비도 화이팅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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